박원순 개인전 / Exhibition coordination / 2019
‘서울–사람’은 서울시의 개발 담론에 관한 문제의식을 느낀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프로젝트팀이다. 서울–사람은 2019 년 1월 5일, 전시를 위한 첫 기획 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작가로 데뷔시키기로 하고 〈박원순 개인전〉을 기획했다. 이 전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기 중 벌어진 도시재생 사업과 재개발 사업의 문제들을 토대로 한국 사회와 서울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예술관이 시장의 전시행정이나 서울시의 사업들과 어떻게 충돌하는지 작품으로 드러내기 위해 본인들을 ‘박원순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규정한다. ‘어시스턴트’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60대 중견작가로 가정하고, 작업을 통해 인구 천만의 서울시에 개인적 이상을 투사하는 정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인 ‘박원순 시장’을 ‘박원순 작가’로 만든다.
작가님에게, 어쩌면 또 다른 사람에게.
박원순개인전은 3월 8일 오픈하여 전시가 종료하는 3월 24일까지 (전시 기간 총 13일) 수많은 관객이 전시장을 다녀갔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보려고 온 걸까요? 이 전시는 꽤 많은 관심을 받은 전시였지만, 그것이 중요한 전시는 아니었습니다. 이 전시가 가진 호명하는 대상에 대한 관심이 컸기에 꽤 많은 기사가 게시되며 혐오성 댓글과 청계천 을지로 일대와 전시를 경험하지 않고 논하는 억측이 난무했지만, 저에게는 사라져가는 지역과 사라져 가는 전시를 충분한 시간 동안 경험한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겨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한 관객 중에는 부재한 ‘작가님’을 태그하며 청계천 을지로 일대의 단상과 전시 감상을 남겨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시스턴트로 활동한 예술가들은 작가님께 바라는, 스스로에게 바라는 것들이 어디엔가 숙제처럼 남겨졌습니다. 이 지역의 여러 점포에서 어쩌면 작가님에 대한 어떤 감정이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작가님이 이곳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머물며 사람들을 만난다면 정말 서로에게 남겨져야 하는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3월 24일
전시 코디네이터
차지량 드림